안녕하세요. 더모먼트공감 심리상담센터 센터장 정신건강임상심리사 엄민경입니다.

오늘 제가 이야기 할 내용은 ‘트라우마’ 와 관련된 내용입니다.

‘트라우마’라는 말을 들었을 때, 우리는 흔히 아주 큰 충격적인 사건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처럼 그 어떤 사람이 겪어도 일상을 살아가는데 큰 어려움을 주는 사건은 당연 ‘트라우마’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트라우마’ 중에서는 이처럼 직접 겪지 않아도, 목격을 하거나 혹은 사건에 대해 이야기를 전해 듣는 것만으로도 

‘트라우마’가 되는 일들도 많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일생을 살아가면서 많은 ‘트라우마’에 노출이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트라우마’들이 ‘트라우마’로 남게 되는 것에는 각 개인의 개별적인 특성이 많은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게다가 ‘트라우마’를 경험하게 된 시기와 시점 역시 개인의 인생에서 어떠한 경험이 ‘트라우마’가 되는 것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제 내담자 이야기를 한 번 해볼까 합니다(비밀보장의 원칙에 따라 일부 수정하였습니다). 

50대의 여성으로 사회적, 경제적으로 많은 성취를 이루었고, 개인적으로도 안정된 가정과 자상한 배우자, 귀여운 자녀들을 둔 평범한 사람이었습니다.

별다를 것 없는 일상을 살아오고 있던 중 오래 알고 지냈던 지인과 사소한 갈등을 경험하게 되었는데요, 

전반적으로 원만한 대인관계를 유지하고자 노력했던 면이 있기 때문에 가까운 지인과의 마찰이 당시에는 다소 스트레스로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이에 스트레스를 풀고, 기분도 전환하고자 백화점을 방문하였는데, 자주 쇼핑을 하던 익숙한 곳이었지만 그날 따라 뭔가 불쾌한 기분이 느껴졌다고 합니다. 평일 낮 시간이라 사람이 붐비지도 않았는데, 그날 따라 호흡이 힘들고, 심장이 빨리 뛰어 기분전환은 커녕 불쾌감을 경험하며 빨리 귀가를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 후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백화점을 방문해야 하는 일이 생길 때 마다 경미한 불안감을 경험하게 되었고, 점차 백화점 방문을 꺼리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그러던 중 저녁 반찬거리를 사기 위해 방문한 백화점 식품관에서 재차 과호흡을 경험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때는 증상이 금방 나아지지 않았고, ‘이러다 정말 죽을 것 같다’는 생각까지 하게 되어 급하게 밖으로 뛰쳐나오게 되었다고 합니다. 

맞습니다. 이 분은 당시 ‘공황증상’을 경험하게 된 것이죠. 

다행히 최근 미디어 등을 통해 ‘공황장애’ 에 관한 정보들을 들은 적 있었던터라 바로 정신건강의학과 진료 예약을 잡고, 병원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위와 같은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 가까이 지냈던 지인과의 사소한 다툼 이후 기분전환 차 방문한 백화점에서 전과 다른 불쾌한 신체증상을 경험하게 된 것이 ‘작은 트라우마’가 되어 이후로는 전처럼 즐거운 마음으로 백화점 방문을 하지 못하고, 이를 피하게 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상담을 쭉 진행하다보니 이 내담자에게는 지인과의 사소한 말다툼, 백화점에서 겪은 공황증상 외에 과거 어린 시절부터 겪어온 많은 ‘트라우마’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에 개인상담치료보다는 비약물적 트라우마 치료인 EMDR 치료를 적용하여 어린 시절의 기억들을 재처리 하게 되었습니다. 

과거의 기억들이 잘 처리되자 자연스레 현재의 증상까지 호전 되어 현재는 별다른 불편감 없이 일상을 살아가고 있고, 증상에 대해서도 스스로 관리를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되며 EMDR 치료도 종결 하게 되었습니다.

EMDR 치료에서의 관심은 ‘현재의 문제와 연관된 과거의 경험과 기억’입니다. 

왜냐하면, 인간은 살아오면서 경험한 것들로부터 완벽하게 자유로울 수 없고, 그것이 긍정적인 것이든 부정적인 것이든 어떤 식으로든 과거의 경험들이 현재에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다만, 현재의 문제가 과거의 어떤 구체적인 기억과 반드시 1:1로 연결되어 있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연결된 과거의 기억을 잘 찾아서 내담자가 이를 자각하게 된다면 치료는 보다 효과적으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치료자의 숙련된 기술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우리가 어느 날 갑자기 불안해지고, 우울해지는 것은 아닐겁니다. 

내가 뭔가에 과민하게 반응하고, 내 반응이 부적절하다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면 그것이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 과정을 더모먼트공감에서 함께 하겠습니다.